[아버지 칼럼 1] 여보 그저 무조건 미안해! (2005)
- 작성일자 : 201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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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칼럼 1] 여보 그저 무조건 미안해!
서정오 목사 /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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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 일로 인해서 나는 아내와 깊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전통적인 유교 집안에서
자란 나와는 달리 3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아내는 비교적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가정 분위기에서 자랐다.
장인어른은 자상하기 이를 데 없었고, 그래서 무거운 이불을 여자가 내리고 올리기에는
힘든 것이라며 당신께서 다 하셨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다. 새벽에 일어나시면,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아궁이 불을 다시 지피고, 식어 버린 구들을 뜨뜻하게 만들었고, 장모님이 아침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시도록, 물을 길어다 놓고, 부엌을 훈훈하게 만드셨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내가 나의 권위적인 행동에 대해 얼마나 못마땅했겠는가?
아내는 그래서 결혼 초기에 심히 견디기 어려워 했다. 나 하나 바라고 우리 집에 시집왔는데,
남편이란 사람이 그러했고, 시부모님들 또한 그런 생각을 했고, 거기에 시누이까지 함께 있었으니,
얼마나 어려웠을까? 게다가 그 때는 내가 가난한 신학생이어서 경제적인 문제까지
다 담당해야 했으니, 그 고초는 더욱 고달프고 힘들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