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검색 폼
close
검색 폼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로 347-11
T 02)793-9686F 02)796-0747
toggle close

교인지원센터

[찬양과 큐티 15] 공중나는 새를 보라 (2001)

[찬양과 큐티 15] 공중나는 새를 보라
김희석 성가사 / 2001 / 페이지 수: 1

* 본문미리보기
내가 어린 시절엔 지금처럼 놀이 공원이 그다지 없고 창경원이 가족들과 같이 나들이 하는 유일한 곳이었다. 우리 집은 매년 봄이면 창경원에서 벚꽃 구경을 했었다.
어느 봄날 밤, 우리 식구는 들뜬 마음으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창경원으로 벛꽃 구경을 갔다.
사실 난 꽃 구경은 전혀 관심이 없고 공부 안 하는 것, 회전 목마와 관람차 같은 놀이 시설을 타는 것과 맛있는 음식 먹는 것이 좋았을 뿐이다.
우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놀이 기구도 타고 동물 구경도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솜사탕 아저씨가 보였다. 아버지에게로 달려가 솜사탕을 사달라고 했다. 그러나 나의 기대와
달리 아버지는 거절하셨다. 나의 양 손엔 풍선과 아이스크림이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다 먹으면 사주겠다며 본 체도 안하고 걸어가셨다.
아버지가 너무 미웠다. 어찌됐든 난 솜사탕을 먹고 싶은 마음에 가던 길을 멈추고 “아빠 미워.
같이 안 가” 하며 솜사탕 파는 아저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 후 주위를 돌아보니 우리 식구가
보이지 않았다. 이리저리 허둥대며 부모님을 찾고 있는데 어떤 형이 날 데려가는 것이었다.
안 간다고 떼를 썼지만 그 형은 날 안고 걸어갔다.
내가 간 곳은 미아보호소였다. 많은 아이들이 울고 있었다. 난 울지는 않았지만 무섭고 불안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내 눈 앞에 아버지가 나타나셨다. 그 순간 난 엉엉 울며 아버지의 품에 안겼다. 아버지가 얼마나 반갑고 따뜻하고 크게 보였는지.
그때 나는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던 풍선과 아이스크림을 내던지고 아버지에게 매달렸다.
그 무엇보다도 아빠가 소중했으니까. 그때 사건은 아직도 아버님의 18번인 이야깃거리다.

다운로드 : 07_1123_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