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칼럼 4] 내겐 너무 생소한 아내 (2004)
- 작성일자 : 201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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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칼럼 4] 내겐 너무 생소한 아내
송길원 목사 /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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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나는 약속 시간에 늦은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아내는 약속시간을 어떻게 제대로 지키는 게
몇 번이나 될 지 궁금했다. 나중에는 견디다 못해 성경책까지 들이밀었다.
“여보, 예수님이 부활만 하시면 됐지, 뭐 때문에 그 바쁜 와중에 세마포와 수건을 개켜 놓고
나오셨겠어? 당신같이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에게 정리정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싶으셨던 거야.
그게 부활의 첫 메시지야. 당신 부활 믿어. 부활 믿냐고?”
그렇게 아내를 다그치고 몰아 세울 때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야, 이 자식아, 잘하는 네가 해라.
이놈아, 안 되니까 붙여 놓은 것 아니냐.” 너무 큰 충격이었다. 생각의 전환, 그렇게 나 자신을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게 있다. 나의 은사는 무얼까? 하지만 뜻밖에도 너무 간단하게 은사(gift)를
알 수 있다. 내 속에서 생겨나는 불평과 불만, 바로 그것이 자신의 은사인 것이다.
일테면 내 아내는 물건이 제 자리에 놓여 있지 않고 종이 나부랭이가 나뒹구는데도 그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불편한 게 없다. 오히려 밟고 돌아다닌다. 하지만 나는 금방 불편해진다.
화가 치민다. 이 말은 내가 아내보다 정리정돈에 탁월한 은사가 있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