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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지원센터

묵상에세이_ 당신을 사랑하오

  • 작성일자 : 2013.08.29.
  • 조회수 : 14264

당신을 사랑하오

나의 남편 해롤드는 알즈하이머 병에 걸렸습니다. 2월 14일, 나는 성인 데이케어 센터로 남편을 데리러 갔습니다.

그런데 한 간호부가 사각으로 접어 만든 카드를 건네주었습니다. 그 발렌타인 카드는 한 귀퉁이가 빨간 면사포로 된 나비 모양의 리본으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그 발렌타인 카드를 펼치자 그 안에는 빨강색 크레용으로 꼬불꼬불 어지럽게 그린 그림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그림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듯 했지만 찬찬히 들여다보자 그것은 한 문장이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오”라는 의미의 독일어였습니다. 이 말은 내게 30년 동안 익숙해진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연애하던 시절부터였습니다. 남편 해롤드는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그의 짧은 연애 편지를 “나는 당신을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사랑하오. 영원히, 영원토록”이라는 의미의 독일어로 끝을 맺곤 하였던 것입니다. 그것은 내가 받아본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렌타인 카드였습니다.

사실상, 사랑은 순간적이 아니라 긴 세월을 두고 지속하는 것이 아니면 안됩니다. 사랑은 빛이 바래지 않는 천과 같아서 아무리 여러 번 재난과 슬픔의 물에 빨아도 변색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도 신랑되신 주님은 신부된 우리 성도들에게 “당신을 사랑하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당신을 사랑하오/ 한태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