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검색 폼
close
검색 폼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로 347-11
T 02)793-9686F 02)796-0747
toggle close

선교와 사역

JDS 양재 주간반_13조 여*영

  • 작성일자 : 2017.01.20
  • 조회수 : 3181

지금 생각하면 JDS를 시작한 것이 꿈만 같다….
몸과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돕기 위한 비전을 가지고 내 생각으로 이런저런 계획을 하고 있었다.
10년 넘게 기도하며 마음에 품어온 꿈을, 하루하루 생계에 치여 실행하고 있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책망과 하나님께 대한 죄책감으로 일단 무조건 저지르고 봐야 한다는 생각에… 걸어다니는 1인 상담소로 1일 무료상담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교회에서 JDS 홍보를 듣고 여러 이유 속에서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부담감과 절박함으로 무조건 신청을 했다.
부푼 꿈과는 달리 JDS는 결석으로 시작되었다. 입학식날 나는 신종플루 확진을 받고 격리치료를 받았다. 법정전염병이 아니었다면 기어서라도 갔을 성격이었지만, 괜히 갔다가 주변에 병을 옮겨 피해를 주거나 ‘저런 주제에 왜 나왔지’ 눈총을 받고 소외될까봐 두려웠다.
예전에 신종플루가 처음 우리나라에 발병해서. 사람들 죽고 중환자실 입원하고 그럴 때..
신종플루 걸리면 낙인처럼 찍혀서 격리당하고 학교도 휴교하고 신고해야 했었을 때..
우리 시형이가 그 병에 걸려 죽을 뻔 했던 그 기억으로 나는 신종플루가 너무 무서웠다.
학교에서 한부모가정에 전염병 걸린 아이라는 낙인이 찍혀 소외될까봐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었다. 죽음보다 더 큰 낙인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이를 입원도 못시키고 선배에게 치료제를 받아서 타들어가는 마음으로 골방에서 몰래 아이를 간호했었던 그 기억 때문에
이제 신종플루에 걸린 나 자신이 문둥병자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너무나 재수 없는, 같이 있으면 재수 없는 여자 말이다…
그 때 병원에 누워 수액을 맞으면서 생각한 것이 ‘확 그만둬야하나?’ 였다.
주어진 책임에 몸바쳐 충성하는 성격 탓에, 첫날부터 빠진 나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었고 제대로 하지 못할 바에는 하지 않는 것이 나았다. 그런데 깊은 고민 속에 있을 때 13조 간사님께서 자꾸 전화를 하고 챙겨주셨다. 집앞에 잠깐 오겠다고도 하셨다. 나는 깜짝 놀라서 말렸다. ‘어…이상해. 저분은 문둥병자같은 나를 멀리하지 않나봐…’

그래. 사람의 생각과 계획은 온전하지 못하다.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려면 나의 인간적인 생각과 마음을 다 버리고 철저히 빈 내가 되어야 해서 이렇게 처음부터 뭐든게 다 틀어진 건지도 몰라.
모르겠다. 정말 튀는 거, 시선받는 거 너무 싫지만 벌써 결석으로 찍혀버렸고.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이 틀어진 상황을 견뎌야 할 것 같다… 그냥 따라갈 수 있는 힘을 주시기를 기도하며 그렇게 학교를 시작했다.

JDS 일정을 위해 화요일과 목요일의 정규 업무를 빼고 시작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정규업무를 뺏다고는 해도 내 일상과 업무 자체가 워낙 빡빡하여 학교를 시작한 것이 욕심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하루에 2-3시간씩 자며 그냥 수업만 듣기도 너무 힘든 일정 속에서 아웃리치가 자꾸 부담이 되었다. 당연히 못가고 안갈 생각으로 JDS를 시작했었다. 내 상황에 졸업은 욕심, 강의만 들어도 감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차츰 아웃리치를 사모하는 마음이 들어왔다.
여러 가지. 도저히 내 성격상 내려놓을 수 없는 세상 책임들이 걸리고 시형이의 기말고사가 딱 아웃리치기간이었고 영재고 입시일정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일단 아웃리치를 가기로 결정하고 선택한 이후로는 신기하게 모든 염려에서 해방되었다.
JDS에서 배운 대로 직장과 학교의 권위자에 대한 두려움을 대적하고 아웃리치를 결정했을 때, 짤리면 말지 하는 심정으로 상사에 이야기했고. 생각없이 단순하게 순종하려고 하니 마음이 편했다.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다음날이면 다시 떨어질 돌덩이를 매일 낑낑거리며 굴려올리고, 항상 새로이 계획을 짜고 뭔가를 잔뜩 집어넣던 나의 머릿속에 ‘단순한 순종’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웃리치 걱정을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나는 아웃리치가 오히려 일을 쉴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아웃리치를 통해 쉼을 주실 주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아웃리치를 기대하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나는 인도로 아웃리치를 가지 못했다. 갑자기 담낭염으로 수술을 하게 되면서
나는 인도는커녕 집밖에도 못나가고 오랜 기간을 중풍병자처럼 누워있게 되었다.
오히려 수술할 때는 별 걱정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감사했다. 이렇게 나의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실 하나님을 기대했고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사실 인도를 가기위한 욕심에 수술날짜를 급하게 잡기도 했었다. 그런데 수술후 회복이 잘 안되고 고질병들이 도지면서 나를 덮친 가장 큰 어려움은 ‘무기력’이었던 것 같다. 혼자서 도움없이는 아무것도, 심지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수 조차 없는 날들이 한 달 가까이 계속되었다. 꼼짝없이 누워있는 나를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핍박하고 멸시하는 동생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깊어졌고 그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욕먹으며 누워있어야만 하는 나자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나자신이 너무 무기력하고 벌레같았다. 동생에 대한 화가 올라와서 퇴원하고 집에 누워있는 기간이 지옥같았다. 동생과 엄마에게 눌려 그들말대로 성경책 대신 tv만 보며 시간을 죽였다.
그나마 아웃리치 기간에는 우리 인도팀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나의 일이란 생각에 열심히 기도했지만 아웃리치 일정이 끝나니 나는 외톨이가 된 것 같았다. 아웃리치갈 자격없는 자…
회복기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 연락이 싫고 만날 일도 싫고 꼼짝하기가 싫어졌다.
핸드폰을 멀리 치웠다. 나는 위로받기를 거절했다.
그 때 평택 아웃리치에 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더 깊은 어둠에 빠졌을 것 같다. 비록 몸은 무리가 되었지만 짧은 하루 동안 팀장님과 여러 간사님들을 통해서 하나님 자녀의 모습을 머리로가 아니라 충격처럼 마음으로 깨달았다. 저거구나. 나 때문에 시작된 일정이 나 때문에 다시 다 틀어졌음에도, 사람이 아니라 문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하나님을 바라보는 모습.
보기에 심히 좋았더라…라고 말씀하실, 하나님보시기에 너무 아름다운 믿음의 표본,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와 같았다.
그러면서 말씀을 보기 시작했다. 생각했다.
하나님이 나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계속 그 생각만 했다. 답답했다. 하나님과의 일대일 만남을 원했다. 야곱처럼 씨름하는 심정으로 발버둥쳤다. 나에게 도대체 원하시는 것이 뭘까… 죄인된 심정으로 리모콘의 노예처럼 하루종일 누워서 눈터지게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마음으로는 하나님을 생각했다.
몸의 회복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영이 회복되면 몸도 회복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부서기님과 함께 아웃리치 책자를 준비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나에게 원하신 것은 주님 앞에서 멈추는 것이었던 것 같다.
달려나가는 마음. 나의 빈 열심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께 묻고 구하고 기다리고 듣는 것.
하나님 아버지의 음성을 듣는 것. 어디 가니 나랑 얘기하자.
인도에 그냥 갔더라면 나는 또 일벌레 지영이로 열심히 내 직분을 다하고 충성된 종으로 열흘을 보냈을 것이다. 팀의 아웃리치 준비모임에서 서기직분을 다하지 못한 미안함으로. 내 대신 너무나 수고한 부서기님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으로 나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인도가면 우리팀을 몇 배로 열심히 섬기고 일해야지. 혼자 마냥 일할 기쁨에 들떠있었다.
나의 가장 큰 죄였다. 하나님은 어떤 행위자체가 아니라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셨던 것 같다. 나의 시선을 하나님께 두지 않았던 것. 나의 힘으로 달려나가려고 했던 것…
나는 인도가 아니라 나 자신, 나의 집부터 밟아야 했다.
그리고 책자를 마무리하면서 또 알게 되었다. 내가 보통의 경우처럼 수월하게 앉을 수 있는 몸이 되었더라면 나는 ‘아멘 감사합니다’하면서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 다람쥐 쳇바퀴처럼 열심히 밀린 일부터 했으리라. 그런데 책자를 만들면서 예전에 안좋던 부분들이 다 올라오면서 나는 꼼짝없이 다시 누워야 했다. 앉지 못하고 서서 일을 하게 되면서 생각했다. 옛날처럼 살다간 죽을 수도 있겠다… 감사합니다. 알려주시는 하나님… 그래서 나는 인정에 끌리고 생계의 걱정으로 차마 정리하지 못하고 남겨두었던 2군데의 일을 더 정리했다.

인도는 못갔지만 수술을 하게 되고 이만큼 회복하기까지 JDS 가족들 – 팀장님 이하 여러 간사님들, 조간사님과 팀 간사님들 (이 분들은 나에게 단순한 직분자가 아니다), 13조 자매님들과 인도 블러썸 자매님들의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랑 속에서 나는 하나님의 사랑, 그 조건 없는 사랑을 온 몸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말씀의 능력을 알게 되었다.
주는 것에 익숙하기만 했던 나는 JDS에서 받는 연습을 하고 있다. 맛있는 간식, 비타민, 단순한 육신의 필요, 물질을 넘어서 생명의 말씀을 받고 사랑을 받고 관심을 받고 칭찬을 받아들인다.
나눔이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주기만 하는 건 반쪽짜리였고 나의 부끄러운 자아였다.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 주던지 받던지 그것은 결국 동일한 것 같다. 진정한 나눔은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나오고 들어가는 것이고 하나님이 나를 통해 일하시도록 나를 열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육신의 연약함과 무기력이 아직 나를 옭아매고 있다. 억지로라도 밥을 한 번 더 먹고 물을 한 번 더 마시며 몸을 보존하고 남은 JDS 마무리를 잘하고 싶지만 순간순간 무기력이 나를 감싸고 에너지가 여전히 바닥수준임을 깨닫는다.
나는 발버둥치고 있다. 하나님만을 바라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내가 언제 어떻게 어느 정도까지 움직여야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펄펄뛰는 자아가 죽은 것 같다가 자꾸 살아난다. 그래서 시험에 들기도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만이 나의 힘이요 생명임을 고백하며 다시 힘을 내어 선포한다.
무엇보다 나는 나의 약함과 악함을 뼛속깊이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정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구나, 아무리 결심해도 순식간에 무너지고 세상의 유혹을 따라 흘러가는 존재…
나는 하나님 없이는 정말 배설물같은 존재구나. 알게 되었다.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 외에는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긴다는 말씀이 와닿으면서 순간순간 하나님을 찾고 또 찾는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의로는 한순간도 살수 없는 존재임을 뼛속 깊이 알게 되었기에…

JDS 과정중 대언기도를 받던 날, 나는 너무 떨었다. 나의 죄악을 드러내어 정죄하실 것이란 생각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들어갔다. 그러나 막상 하나님은 지금껏 세상의 늪에 빠져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구르며 내 의지대로 내 판단대로 살아온 나를 그냥 품어주셨다.
단 한마디도 나를 정죄하지 않으시고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내가 혼자말로 주절주절 하나님께 이야기를 잘하는데 그런 세세한 부분도 다 듣고 계신다고 그걸 니가 믿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왜 그렇게 에너지가 바닥인지. 왜 그렇게 아침을 맞는게 힘든지. 너무 오랫동안 니가 가진 힘이 다 지나도록 걷고 있음을, 주님앞에서 더 잘하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주님은 다 알고 계신다고 하셨다. 너무 감사했다. 마음이 설레었다. 정말 나를 아시는구나, 내소리를 들으시는구나. 하지만 나의 죄악으로 여전히 하나님이 멀게 느껴졌었다.

“엄청난 기회, 엄청난 역사, 벼락같은 승리가 오지 않더라도 두려워마십시오.
오늘은 힘들지만 오늘을 살게 해주실 거에요.
내일은 힘들지만 내일을 살게 해주실 거에요.”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말씀이다. 그렇다. JDS가 끝나가지만 엄청난 기회, 벼락같은 승리가 오진 않았다. 여전히 나는 고장난 기계같은 육신에 한부모가장의 책임을 진 가난한 학생이자 강사다. 그러나 시한부 같은 인생에서… 매일 매일 주어지는 만나처럼 오늘을 살아갈 힘을 주시는 주님을 경험하게 하셨다. 이제 나는 그 주신 약속을 붙들고 순간 순간 말씀에 힘입어 살아갈 것이다.
하나님은 나의 회복을 통해 무엇을 계획하셨을까.
그것이 나의 기도제목이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 머무르며. 주님께서 계획하신 목적을 따라 사는 것. 나의 힘을 빼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구하는 것… 그 뜻대로 순종하는 것.
성냥팔이 소녀같이 창문너머 따뜻한 집안을 동경하며 들여다보던 나는 JDS를 통해서 어둠에서 빛으로 나오게 되었다. 밝은 햇살아래 온전히 하늘을 바라보며 그 빛 가운데서 웃으며 하나님이 내 아버지 되심을 찬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다시는 사단의 속임에 넘어가, 그 기쁨을 결코 빼앗기고 싶지 않다. JDS를 통해 새로운 생일을 선물받은 것 같다. 모든 것에 감사드리며
“은혜”라는 것, 그 값없는 은혜를 깨닫게 해주신 주님, 살아계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