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4조 김영희입니다.
- 작성일자 : 2014.02.05
- 조회수 : 3380
JDS를 졸업한다는 생각을 하니 그동안 받았던 여러 가지 감동과 은혜가 눈앞을 스쳐 지나갑니다. JDS수업은 이미 예배 전 찬양시간부터 성령 충만한 시간이었고 강사님들의 강의는 오랫동안 Sunday christian이었던 저에게는 처음 접하는 신선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리고 QT를 하면서 저는 그 시간이 하루 중의 즐거운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느덧 수업과 모임은 아웃리치를 위해 조모임도 팀모임으로 바뀌었고, 시내전도를 하고 길거리에서 처음으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sum도 해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웃리치가 그 곳 사람들로, 음식들로, 추억으로,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기억되겠지만 저에게는 아직도 아픔으로 느껴집니다
미얀마의 의료시설이 낙후되었을 것으로 짐작은 했지만 제 건강이 어느 정도는 회복되었기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기대에 부풀어 팀모임에도 열심히 참석하면서 내 마음은 이미 그 곳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건강이 안좋았던 저는 병원조차 제대로 없는 그 땅을 밟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내소서!시련이 찾아올 때도 주님의 눈물 기억하게 하소서’라는 가사의 JDS 교가는 부르던 첫 날부터 나를 설레이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웃리치를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부르던 날의 교가는 나를 너무나 슬프게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울었다는 것을 보이기 싫었던 나는 뒤에서 부르는 간사님을 모른 체 하고 뛰어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이렇게 나를 가슴 아프고 눈물짓게 합니다.
그 날 처음으로 하나님께 원망어린 질문을 했습니다.
‘나는 왜 다른 사람들은 걸리지도 않는 병에 걸리고,
다른 사람들은 쉽게 갈 수 있는 곳을 갈 수 없느냐고…’
하지만 하나님의 뜻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20번의 팀 모임을 한 번도 빠지지 않은 것은, 백조가 남모르게 물 밑에서 발을 수십 번 움직여야 우아한 자태로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것처럼, 저에게는
남모르는 피나는 노력이었습니다. 다른 자매들도 시간이 갈수록 지치고 힘들었겠지만 저는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피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심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모임에만 열심이고 집안일에는 소홀하다는 가족들의 불평을 들을까봐 새벽에 일어나 집안일을 하고 모임에 가곤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번의 팀모임이 끝나고, 인천공항에서 자매님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면서 그렇게도 눈물 많던 제가 그 날은 어쩐 일인지 눈물도 나지 않고, 오히려 할 일을 다 한 사람처럼 마음 한 구석이 뿌듯했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자매님들이 돌아오는 날까지 열심히 새벽제단을 쌓았고, 자매님들과 함께 하는 것처럼 QT를 하고 소책자에 묵상한 내용을 적고 자매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도 적었습니다. 매일 매일..
저는 그렇게 혼자서 한국에서 아웃리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가지 못한 것에 대한 의문과 원망이 꼬리를 물었지만
지금은 그 뜻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아웃리치 팀을 발표하기 전날, 저는 여섯 개의 커다란 아름다운 꽃이 내 품안에 들어오는 꿈을 꾸었습니다. 무슨 꿈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누군가의 말씀처럼, 하나님은 부족한 저에게 여섯 팀을 품고 중보 기도하라고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JDS를 통해서 우리 하나님은 제가 가장 못하는 일을 하라고 하신 것 같습니다. 잠잠히 기도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겸손히 인내하는 것 등등,, 아웃리치 기간은 하나님께서 저에게 그것을 훈련시키신 기간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벌써 JDS 8개월의 소중했던 시간들이 흘러갔습니다.
JDS 과정을 시작하기 며칠 전부터 몸이 아파 병원에 가고 수업중간에 힘들어 어느 구석에서 쓰러져 있기 일쑤였습니다. 강의시간에는 엎드려 강의를 듣기도 하면서 수많은 힘들었던 순간들을 지나왔습니다.
그래도 저는 학교 수업에 참석만하면 힘을 얻고 집에 돌아가곤 했습니다.
JDS를 시작할 때는 이 과정을 마칠 무렵이면 모든 기도 제목들이 다 이루어지고, 저의 질병도 의사가 계획한대로 치료될 거라 확신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건강이 오히려 더 나빠졌고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받았던 은혜가 머릿속에서 다 하얗게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처럼 불평불만만하고 감사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신앙서적과 성경보기에 힘썼지만 집중도 되지 않았습니다.
반복되는 걱정과 염려로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많았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사랑을 잊고 힘들어 하는 걸 아시는 것처럼,
주님은 제게 이 간증문을 쓰게 하셨나 봅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전의 사랑을 회복하라고…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않고 내 의지대로 살아온 시간들을 회개하면서
로마서 8장 28장의 말씀을 붙들고 다시 한번 힘을 얻고자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그 분의 뜻을 따라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해 선을 이루는 줄로 압니다”
광야길을 걷는 것처럼 여겨지는 현실이지만 이스라엘 민족을 인도하셨던 것처럼 주님이 인도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JDS를 마치면서 커다란 비전을 품기보다는 나 자신보다 나의 가족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계속 중보하기로 다짐해봅니다.
또 믿음의 띠로 만나 하나된 소중한 자매님들을 더 사랑하고, 힘든 믿음의 여정을 서로 독려하여 무사히 완주하기로 마음 먹어 봅니다.
그리고 건강이 회복되면 저처럼 몸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복음을 전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주고 싶다는 소망도 가져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불가능해보였던 JDS 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고,
평생을 같이 할 믿음의 지체들을 만난 것이 바로 주님이 주시는 가장 큰 선물임을 알게 되어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항상 기도해주신 목사님과 헌신적으로 섬겨준 간사님들의 사랑 덕분에 부족한 제가 과정을 마치게 되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