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말씀
[예배영상]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눅 1:67~79)
우리가 끊임없이 기다리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기다림입니다. 어둠 속의 빛이요 죽음 아래의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고, 우리는 다시 오실 그분을 기다립니다.
삶은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인간은 늘 미래를 생각하며 살기에 삶은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어려서는 성인이 되기를, 학생은 졸업과 취업을, 농부는 추수를, 예술가는 작품의 완성을 기다립니다. 더 이상 기다릴 것이 없다면 그것이 삶의 종점이고, 기다림이 끝나는 것이 곧 죽음입니다. 기다림은 짐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우리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추진력이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조만간 일어날 좋은 일만을 기다리는 것일까요?
고도는 하나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두 주인공은 고도가 누구인지, 언제 올지도 모른 채 막연히 기다리지만 고도는 끝내 나타나지 않습니다. 한 주인공은 "우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하며 그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사는 현대인에게 이 대사가 다가옵니다. 고도(Godot)에서 뒤의 두 글자를 빼면 God, 곧 하나님이 된다는 점과 작가가 어려서 미션스쿨을 다녔다는 점에서, 저는 고도가 모든 사람이 기다리고 만나야 할 하나님을 가리킨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이 지나가도 계속 기다리는 것은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기다리는 본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둠과 죽음 아래서 빛과 생명을 기다립니다
그런데도 마음이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기다리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상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어둠은 잠과 회복을 주는 축복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어둠은 인간의 죄로 빛이신 하나님을 떠나 생긴 어둠입니다. 대낮에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게 하는 이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빛을 기다립니다. 또 죽음은 그동안의 모든 기다림을 무의미하게 만들기에, 사람들은 생명을 기다립니다. 불법과 폭력으로 무고한 이들이 희생되고 아프리카에서 사람들이 기근으로 죽어가는 수수께끼 같은 일도 어둠과 죽음의 그늘 아래 있기에 일어나며, 사람들은 그 의미가 분명해지기를 기다립니다.
사가랴의 찬양, 돋는 해가 위로부터 임하셨습니다 (78-79절)
성령의 충만함으로 예언한 제사장 사가랴는 "돋는 해가 위로부터 우리에게 임하여 어둠과 죽음의 그늘 아래 앉은 자에게 비치고 우리 발을 평강의 길로 인도하시리로다"라고 찬양했습니다.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해가 아니라, 창조 때 주신 태양이 아닌 또 다른 해가 위로부터 수직으로 임한다는 표현입니다. 이 해는 어둠 속에 빛을, 죽음 아래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이십니다. 사가랴가 오랫동안 기다린 것은 자녀였고, 나이 들어 천사의 말을 믿지 못해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말을 못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혀가 풀렸을 때 찬양은 자기 아들에 대해 한 줄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예수님의 오심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우리의 기다림을 쓰셔서 참된 기다림을 알리십니다 (68-71절)
이스라엘은 메시아를 기다리도록 택함받은 민족이어서, 고도를 기다리는 이들과 달리 누구를 기다리는지 약속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사가랴에게도 가장 절실한 기다림은 자기 자녀였으니, 사람은 이렇게 자기중심적입니다. 하나님은 이를 무시하지 않으시고 이해하시며, 더 나은 미래를 기다리던 사람들을 쓰십니다. 사가랴의 기다림을 통해 예수님을 증거할 아들이 왔고, 아브라함과 사라의 기다림을 통해 이스라엘 민족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기다림을 도구로 삼아 우리가 진정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지 깨닫게 하십니다.
이미 오신 예수님, 이제 다시 오실 그분을 기다립니다
사가랴의 고백은 헬라어 원문에서 부정과거형으로 쓰였는데, 미래의 일을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말하는 예언적 과거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말라기 4:2는 의로운 해, 베드로후서 1:19는 샛별, 요한계시록 22:16은 빛나는 새벽별이라 하고, 요한복음 8:12에서 예수님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믿고 그 안에 거하는 이들은 막연히 기다릴 것이 없고, 다시 오실 예수님으로 영원한 나라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립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한 목회자는 "우리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고 고백했는데, 이는 절망이 아니라 생명의 약속과 히브리서가 말하는 더 나은 부활을 붙잡은 것입니다. 본회퍼도 감옥에서 약혼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통의 잔을 감사로 받겠다며 죽음을 기다렸고, 그것은 부활의 날을 향한 소망의 기다림이었습니다.
삶에 적용하기
- 장래의 좋은 일만 기다리지 말고, 어둠 속의 빛이요 죽음 아래의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믿음으로 삽시다.
- 내 자녀와 가정 같은 자기중심적인 기다림도 하나님이 쓰셔서 참된 기다림을 깨닫게 하심을 믿고 맡깁시다.
-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며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다시 오실 예수님으로 영원한 나라가 나타나기를 기다립시다.
- 어떤 상황에서도 죽음 너머의 부활 소망을 붙잡고, 하나님이 행하실 새로운 일을 기다리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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