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말씀
피고석의 하나님 (막14:53-65)
예수님을 재판한 자들은 피고석에 앉은 예수님을 심판했지만, 참된 재판장은 하나님이시며 우리는 피고석에 서는 자리에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침묵으로 맡기셨고,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을 피고석에 올린 적반하장의 재판 (53-65절)
잡힌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적반하장의 모습이 오늘 본문에 나타납니다. 정제받아 마땅한 죄인들이 오히려 예수님을 판단하고 비난했습니다. 고대인들은 하나님이 재판장이시고 인간이 피고석에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현대에 이르러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선언을 비롯해 인간이 재판장이 되어 하나님을 피고석에 올려놓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타락한 인간들이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재판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선이 악에 의해, 정의가 불의에 의해, 빛이 어둠에 의해 재판을 받는 장면입니다.
겉은 정상이나 속은 불법으로 가득한 재판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18시간 동안 두 번의 재판, 여섯 번의 신문을 받으셨습니다. 유대 종교 재판은 안나스, 가야바, 공회의 순서로, 로마 정치 재판은 빌라도, 헤롯, 다시 빌라도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법 절차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불법으로 가득합니다. 공회는 미리 모여 있었고, 재판 장소는 대제사장의 집이었으며, 전직 대제사장 안나스가 여전히 권력을 행사했고, 대제사장직은 권력자들에 의해 사고 팔리듯 임명되었습니다. 또 절기 기간에 밤중에 재판을 열었고, 사형 판결 후 하룻밤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집행을 압박했습니다.
거짓 증거로는 예수님을 죽일 수 없었던 자들 (55-59절)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증거와 일치하는 증언인데, 본문은 그것이 없었음을 집중적으로 보여줍니다. 거짓 증인들은 예수님이 성전을 헐고 사흘 만에 짓겠다고 했다고 증언했지만, 예수님은 '내가 헐겠다'가 아니라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라고 하셨고, 다른 성전을 세운다는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흘려들은 말을 증언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들은 지식인이었고 법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 여러 차례 법적 트집을 잡으려다 번번이 실패한 그들은, 처음부터 거짓 증언으로 예수님을 죽이기로 모의하고 결심했던 것입니다.
침묵으로 상황을 이끄시고 진리를 분명히 말씀하신 예수님 (61-62절)
예수님의 침묵은 비굴한 침묵도, 시간을 벌기 위한 침묵도 아니었습니다. 이사야 53장 7절이 예언한 대로 입을 열지 않으셨고, 베드로전서 2장 23절은 그 이유를 하나님께 맡기신 믿음의 침묵이라고 설명합니다. 요한복음 8장에서 예수님은 여인을 다그치는 군중 앞에서 침묵하며 땅에 무언가를 쓰셨고, 그 침묵이 오히려 상황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대제사장이 그리스도인지 묻자 예수님은 '내가 바로 그다'라고 분명히 대답하셨습니다. 다니엘 7장과 시편 110편을 인용하며 다시 오실 것을 말씀하셨고, 이 대답으로 그들은 신성모독을 이유로 사형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인정할 것인가
대제사장은 옷을 찢으며 신성모독이라 선언했지만, 속으로는 예수님을 죽일 수 있게 된 것을 기뻐하던 위선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얼굴에 침을 뱉고 때리며 조롱했고, 예수님은 이사야 50장 6절의 예언대로 그것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세 가지 가능성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아님을 알고도 말했다면 사기꾼이고, 모르고 말했다면 정신병자이며, 사실이라면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훌륭한 선생이라는 중간 지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시기에 그분의 죽음은 우리를 대속하는 구속이 되고, 그래서 그분은 나의 주님이 되십니다.
피고석의 예수님에서 재판장의 예수님으로 (10절)
예수님은 처음 오셨을 때 피고석에 서셨습니다. 우리를 구원하고 해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다시 오실 때는 재판장으로 오셔서 우리의 삶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고린도후서 5장 10절은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드러나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재판장이 될 수 없으며, 언제나 피고석에 서야 합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한다는 것은 그분을 나의 모든 삶의 주인으로 고백하는 것이며, 그래서 우리는 예수는 그리스도, 예수는 주님이라고 고백합니다.
삶에 적용하기
- 하나님을 재판장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고 나 자신이 피고석에 서는 자리를 되찾읍시다.
- 억울한 상황 속에서도 말로 실수하기보다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의 침묵으로 나아갑시다.
- 예수님을 구세주로만 고백하지 말고 나의 모든 삶의 주인으로 모십시다.
- 신학, 학문, 역사, 사상이라는 이름으로 예수님을 판단하던 태도를 돌아봅시다.
- 주님만이 나의 재판장이심을 인정하며 날마다 주님의 심판대 앞에 서는 삶을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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