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말씀
성육신[1]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요 1:14~18)
십자가와 부활의 전제는 성육신입니다. 만물을 창조하신 말씀이 죄와 죽음에 갇힌 인간을 사랑하셔서 육신이 되셨고, 성탄의 핵심은 바로 이 성육신입니다.
십자가와 부활의 전제는 성육신입니다
복음의 가장 중요한 두 진리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이며, 이를 바로 깨닫기 위해 먼저 믿어야 할 진리가 성육신입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의 죽음이 우리를 구원하는 효과 있는 죽음인 까닭은 그 몸이 성육신하신 몸이기 때문입니다. 그 몸이 부활하심으로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평범한 한 인간의 억울한 죽음이 아니므로,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믿지 않으면 그 능력과 축복을 누릴 수 없습니다. 성육신이라는 단어는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라틴어로 '육체가 되다'라는 뜻이며 영어로는 인카네이션입니다.
만물을 창조하신 로고스가 육신이 되셨습니다
14절의 '말씀'은 1장 1절에서 만물을 창조하신 그 말씀이며, 이 둘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헬라어 로고스는 스토아 철학에서 만물을 질서 있게 움직이는 절대적 이성을 가리키던 말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의 이성으로 보아도 만물이 우연히 생겼다고는 볼 수 없었습니다. 요한은 헬라 문화에 익숙한 유대인 독자에게 그 로고스가 곧 하나님이시라고 맞춤 메시지를 전합니다. '육신'은 육체 덩어리를 뜻하는 말로, 몸을 악하게 여기던 플라톤과 영지주의 시대에 그 몸이 되셨다는 선언입니다. 잠시 입으셨다 벗으신 것이 아니라 완전히 영원히 사람의 몸을 입으셨고, 지금도 부활하신 몸으로 계십니다.
하나님의 딜레마를 푸는 길은 성육신뿐입니다
어떻게 육신이 되셨는지는 불필요한 질문이고, 중요한 것은 왜 되셨는가입니다. 인간은 말씀을 이해하고 교제하는 존재로 지음받았으나 불순종하여 '정녕 죽으리라'는 말씀의 법에 갇혔고, 만물도 썩어짐에 종노릇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을 취소하실 수 없고, 멸망 가운데 버려두실 수도 없습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회복할 능력이 없으므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사망의 법을 대신 이루시는 길밖에 없습니다. 죽으실 수 없는 분이 죽을 수 있는 몸을 입으셔서 우리의 죽음을 담당하시고, 부활로 영원한 생명을 선물하시며 만물을 새롭게 하셨습니다.
주는 사랑을 넘어 되는 사랑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신 것은 죄 가운데 있는 사람을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랑에는 주는 사랑(Giving Love)과 되는 사랑(Becoming Love)이 있는데, 상대와 같은 존재가 되어 그 아픔과 슬픔을 함께 느끼는 사랑이 비교할 수 없이 큽니다. C. S. 루이스는 모든 개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영원히 개가 되어 개를 대신해 죽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되셔서 죄인을 자녀로 변화시키셨으니 이것이 성육신의 신비입니다. 중세 신학자 안셀름은 하나님 외에는 누구도 죄를 대속할 수 없고 인간만이 죄를 갚아야 하므로 하나님이자 인간인 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451년 칼케돈 공의회가 고백한 참 하나님, 참 사람
예수님이 실존하신 역사적 인물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초대교회는 약 500년 동안 그분이 진정 하나님이신지 하나님과 비슷한 분인지를 논쟁했습니다. 단순히 훌륭한 종교 지도자라는 생각은 당시에 없었습니다. 451년 칼케돈 공의회에서 500여 명 이상의 감독이 이집트부터 튀르키예까지 여러 교회를 대표해 완전한 하나님이시며 완전한 사람이시라고 고백했습니다. 6.25 전쟁의 왜곡을 증인과 후손이 바로잡듯, 결정적 역사는 왜곡될 수 없습니다. 1세기 전후에 기록된 신약 문서가 조작되었다면 그때 폐기되었을 것이며, 오늘까지 전해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성탄의 핵심은 성육신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계셨기에 우리는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을 보고 은혜와 진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왕이 존재하는 것과 왕이 우리 집에 찾아온 것이 다르듯, 눈으로 보고 경험할 수 있는 분으로 오셨습니다. 로마서 5장 8절처럼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그리스도께서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났습니다. 그 사랑은 죄를 없던 일로 하는 감상적 사랑이 아니라, 말씀대로 죽음을 집행하되 아들에게 집행하여 우리를 살리시는 진리의 사랑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처럼 그분은 우리의 목적지이자 길이십니다. 성탄의 주인은 산타클로스나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니며, 핵심은 성육신입니다.
삶에 적용하기
- 말씀이 육신이 되신 성육신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며 믿읍시다
- 성육신하신 주님의 죽음과 부활로 주어진 새 창조의 능력을 믿고 체험하며 감사합시다
- 죄인을 위해 사람이 되어 죽으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에 응답합시다
- 예수님은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람이시라는 신앙 고백 위에 굳게 섭시다
- 화려한 트리보다 성탄의 본질인 성육신에 마음을 두고 대강절을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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