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말씀
[예배영상] 세상의 지혜, 하나님의 지혜 (고전 1:18~25)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는 세상의 눈에는 연약하고 어리석어 보이지만 하나님의 능력이며 지혜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지혜 대신 십자가의 도를 붙잡고 살아야 합니다.
끔찍한 사형틀이 구원의 도구가 된 역설
오늘 그리스도인은 십자가에 익숙하지만, 십자가는 본래 흉악한 테러범이나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에게만 집행하던 사형틀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십자가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꺼렸고, 1세기 그리스도인도 십자가를 신앙의 상징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로마 카타콤에는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의 머리글자를 딴 물고기 익투스가 암호처럼 쓰였습니다. 그런 끔찍한 십자가가 어떻게 하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는 도구가 되었는지 기억해야 하며, 거기에는 엄청난 역설이 담겨 있습니다.
연약하게 못 박힌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18-23절)
십자가의 말씀은 멸망하는 사람에게는 어리석으나 구원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18절). 유대인들은 기적으로 로마에서 벗어나게 해 줄 메시아를 기대했고, 병자를 고치고 굶주린 자를 먹이시는 예수님을 보며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연약하게 못 박혀 죽으시자 실망하고 떠났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는 '거룩한 도둑'이나 '미움으로 가득한 사랑'처럼 성립할 수 없는 말로 들렸습니다. 23절의 '마음에 걸리는 일'은 헬라어 스칸달론으로 스캔들이라는 말의 어원이며, 받아들일 수 없는 걸림돌이라는 뜻입니다. 이 역설을 깨닫지 못하면 복음을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세상의 지혜로는 하나님의 지혜를 알 수 없습니다 (22-24절)
그리스 사람들은 지혜를 찾았고, 철학(필로소피)은 '지혜를 사랑한다'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세상의 지혜는 희생 없이 행복과 풍요를 누리는 데 초점을 두고, 인간의 타락과 자기중심성은 인정하지 않은 채 잠재력과 가능성만 키우려 합니다. 그래서 하늘 영광을 버리고 죽기까지 낮아지신 겸손, 자신을 대속물로 내어주신 희생, 죄 없으신 분의 거룩한 순결이 하나님의 지혜임을 알지 못합니다. 피할 수 있는 죽음을 스스로 택하신 일이 헬라인에게는 어리석어 보였습니다. 왜 십자가 없이 그냥 용서하시지 않느냐는 질문도 하나님을 모르기에 나옵니다.
공의와 사랑, 은혜와 진리가 십자가에서 만납니다
하나님은 죄를 용납하실 수 없는 거룩한 분이면서 모든 죄를 용서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입니다. 자녀의 잘못 앞에서 분노와 사랑이 부딪히는 부모의 마음처럼, 호세아 11장 8절에서 하나님은 "에브라임이여 내가 어떻게 너를 포기하겠느냐"라고 탄식하십니다. 형벌만 가하면 사랑이, 형벌이 없으면 공의가 만족되지 못하는데, 하나님이 사람이 되어 죄를 대속하심으로 둘을 모두 만족시키셨습니다. 세상의 지혜는 은혜와 진리 중 한쪽을 택해 갈라지지만, 눈감아 주는 것은 은혜가 아니며 값을 대신 치르는 것이 참된 은혜입니다. 도둑질한 아이의 벌금을 재판장이 대신 내고 무죄를 선언한 미국 법정의 이야기가 이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창조 계획은 십자가로 이루어졌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사탄을 단번에 제거하지 않으시는 것은, 사탄에게 속아 따라간 인간까지 함께 멸망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창조하신 인간이 멸망하기를 원치 않으셔서, 아들이 우리가 받을 심판을 미리 담당하게 하셨습니다. 우리의 옛사람도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죽어 사탄과의 관계가 끊어졌고, 로마서 6장 6-8절이 이를 말합니다. 십자가는 타락 뒤에 세운 플랜 B가 아니라 창세 전에 계획하신 일이며, 구속받은 성도는 타락 이전 아담과 하와보다 더 가까운 친밀함을 누립니다.
죽음을 영생의 문으로 바꾸신 하나님의 지혜 (25절)
세상의 지혜는 죽음을 멀리하고 외면하게 합니다. 장례용 관을 죽음이 연상되지 않는 말로 바꾸고, 미국에서는 '데드엔드'라는 말을 피하며, 사망보험도 생명보험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영생을 사랑하게 하며, 가장 두려운 죽음을 영생의 문으로 쓰셨습니다. 그래서 성도는 순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생애에서도 죽음이 절정이고 분량도 가장 많으며, 25절은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의 지혜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연약함이 사람보다 강하다고 말합니다. 십자가는 신앙의 기초일 뿐 아니라 전부입니다.
삶에 적용하기
- 십자가에 익숙해져 그 의미를 잊지 않도록 날마다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묵상합시다.
- 세상의 지혜를 따르지 말고 하나님의 지혜인 십자가의 도를 의지하며 살아갑시다.
- 풀리지 않는 갈등과 딜레마 앞에서 공의와 사랑이 하나 된 십자가를 묵상합시다.
- 옛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음을 날마다 믿읍시다.
-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영생의 문으로 믿으며, 십자가를 믿음 생활의 중심에 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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