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말씀
멈추지 못하는 당신 (눅 10:38~42)
마르다의 잘못은 일하는 데 있지 않고 일에 쫓겨 처음 마음을 잃은 데 있습니다. 우리는 일하려고 지음받지 않고 하나님과 안식하려고 지음받았으니, 예수님의 초청에 응답해 그분 안에 머뭅시다.
마리아는 제자가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39절)
'주의 발 앞에 앉아'라는 표현은 단지 앉은 자리를 말하지 않고, 가르침을 받아 제자가 되었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사도행전 22장 3절에서 바울이 가말리엘의 문하였다고 할 때도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당시 유대 사회에서는 남녀의 일이 엄격히 나뉘어, 손님이 오면 여성은 음식을 준비하고 남성은 손님과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마리아는 그 규율을 어기면서까지 남성의 자리에 앉아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일하기 싫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제자가 되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일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아니라 말씀을 따르며 살기로 한 그 결정을 보시고 마리아를 칭찬하셨습니다.
좋은 마음이 원망과 섭섭함으로 변했습니다 (40절)
마르다에게 쓰인 '정신이 없었다'는 말은 마음이 한곳으로 모이지 못하고 갈래갈래 찢어져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상태를 뜻합니다. 예수님이 지적하신 것은 일을 많이 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일 때문에 염려하며 정신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마르다가 분주했던 것은 예수님을 사랑하고 존경해 가장 좋은 것을 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러나 일에 휘둘리자 처음 마음은 사라지고, 동생을 향한 원망과 예수님을 향한 섭섭함이 자랐습니다. 우리도 좋은 마음과 사명감으로 일을 시작했다가 지치고 분주해지면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실망으로 흘러갑니다. 마르다가 일한 것이 잘못이 아니라 일에 치여 마음을 잃은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일을 조금 줄이고 예수님 발 앞에 앉았다면 그 자리는 더 큰 기쁨의 자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사람은 안식하려고 지음받았습니다
블레이즈 파스칼은 「팡세」에서 인간의 모든 불행은 방에 홀로 가만히 있지 못하는 데서 온다고 했습니다. 이를 깊이 이해하려고 창세기 1~3장을 봅니다. 하나님은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하신 뒤 일곱째 날 안식하셨는데, 피곤하셔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이루셨기에 누리신 참된 안식이었습니다. 사람은 여섯째 날 가장 마지막에 지음받아 곧바로 안식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안식하기 위해 창조된 존재이며, 일은 그다음에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죄가 들어오면서 사람은 하나님의 눈을 피해 숨게 되었고, 땅은 저주를 받아 수고와 고통 속에서 일해야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 뒤에 숨는 우리를 예수님이 부르십니다 (41-42절)
숨어야 하는 존재와 힘들게 일해야 하는 존재가 합쳐져, 일은 진짜 내 모습을 감추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무화과나무 잎으로 몸을 가렸지만 이제는 내가 얼마나 바쁘고 많은 일을 이루었는지로 자신을 가립니다. 일을 멈추면 진짜 모습이 드러나고 쓸모없는 존재가 될까 두려워, 우리는 멈추지 못하고 달립니다. 마르다의 마음도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변질되었습니다. 그런 마르다에게 예수님은 마리아가 좋은 것을 택했고 그것은 빼앗기지 않으리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이제 일을 내려놓고 내 발 앞에 함께 머물자는 초청입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고 너를 붙잡아 주겠다는 말씀입니다.
부엌에서 안식을 누린 로렌스 수도사
400년 전 프랑스 파리의 수도원에 로렌스라는 수도사가 있었습니다. 젊어서 군인이었다가 전쟁에서 다리를 다쳐 평생 절뚝거렸고, 학자도 유명한 설교가도 아니었습니다. 거룩한 일을 하고 싶어 수도원에 들어왔지만 맡은 일은 가장 낮고 바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부엌일이었고, 처음에는 그 일이 싫었습니다. 그러다 세상 어디에나 계신 하나님이 이 부엌에도 계시리라는 깨달음을 얻고, 솥을 닦고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매 순간 하나님과 대화하며 일했습니다. 그의 표정과 말이 달라지자 사람들이 평안을 느끼고 부엌으로 찾아왔습니다. 그와 나눈 이야기와 편지는 영성의 고전 「하나님의 임재연습」이 되었습니다. 그는 마르다와 같은 일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하나님과 함께하며 안식을 누렸습니다.
삶에 적용하기
- 일에 쫓기며 처음 품었던 좋은 마음을 잃지 않았는지 돌아봅시다.
- 원망과 섭섭함에 빠지지 않도록 지혜롭게 일을 조절하며, 예수님의 발 앞에 앉아 말씀 듣는 시간을 먼저 택합시다.
- 일로 나를 가리고 증명하려는 두려움을 내려놓고, 일을 멈추어도 괜찮다는 예수님의 초청에 응답합시다.
- 일하는 자리를 떠나지 말고 그 자리에서 하나님과 함께하며 안식과 평안을 누립시다.
요약은 설교 자막을 바탕으로 자동으로 만든 것이라 실제 설교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배 전체를 받아쓴 원문입니다. 문장을 누르면 그 장면부터 재생합니다. 자동으로 받아쓴 원문이라 틀린 글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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