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말씀
모세의 기도 (출 32:9~14)
기도는 하나님이 시작하신 역사에 파트너로 참여하는 일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긍휼과 영광과 약속을 붙잡고 기도하여 진노를 돌이키게 했습니다.
말씀과 기도, 중간태로서의 기도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는 말씀과 기도라는 두 채널이 있습니다. 말씀은 하나님에 대한 객관적 사실이고, 그것을 개인의 체험으로 누리게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 없는 말씀은 지식으로 교만해지기 쉽고, 말씀 없는 기도는 스스로 만든 헛된 하나님, 곧 우상 숭배에 빠집니다. 신약이 쓰인 헬라어에는 능동태와 수동태 외에 중간태가 있어, 내가 시작하지 않은 일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뜻합니다. 기도가 바로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시작하신 역사와 그분의 뜻에 파트너로 함께 참여하는 것입니다.
중간에 선 사람, 기도의 사람 모세
지난주 아브라함의 기도에 이어 오늘은 더 강력한 모세의 기도를 봅니다. 모세는 탁월한 지도자이기 전에 탁월한 기도자였고, 기도 없이는 사명도 백성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그의 별명은 중간에 선 사람(The man in the middle)입니다. 히브리인으로 태어나 바로의 공주의 아들로 자랐고, 부르심을 받은 뒤에는 하나님과 바로, 또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 서야 했습니다. 기도로 하나님 앞에 나가면 우리도 중보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리암의 문둥병, 마라의 불평 때 임한 불 같은 사건에서도 모세는 용서를 구했으나, 오늘 본문이 가장 위대한 기도입니다.
금송아지와 하나님의 진노 (9-10절)
모세가 시내산에서 40일간 율법을 받는 동안 내려오지 않자 백성들은 불안해져 아론에게 금송아지를 만들게 하고, 그것이 자신들을 애굽에서 이끌어낸 신이라며 경배했습니다. 순종하겠다고 굳게 서약한 직후였기에 더욱 끔찍한 일입니다. 참되신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으면 사람은 자기 자신이든 물질이든 명예든 이념이든 반드시 무언가를 경배합니다. 하나님은 1계명과 2계명을 정면으로 어긴 백성을 진멸하고 모세를 큰 민족으로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사단은 지금이 기회라고 속삭였을 것입니다. 우리는 나를 높이는 일에는 순종을 잘하지만 맞는 일에는 순종하기 어렵습니다.
첫째 근거: 하나님의 긍휼을 구함 (11절)
모세는 하나님의 계획에 순응하지 않고, 하나님이 큰 능력으로 이끌어내신 백성이라며 진노를 거두어 달라고 반대 의견을 아뢰었습니다. 첫째 근거는 긍휼입니다. 은혜가 받지 못할 것을 받게 하는 것이라면, 긍휼은 마땅히 받아야 할 진노가 임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 숨 쉬며 사는 것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임한 긍휼 덕분입니다. 모세는 백성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용서하지 않으시려거든 생명책에서 자기 이름을 지워 달라고까지 했습니다(32:31-32). 그가 용기를 얻은 것은 '나를 두고 가거라'는 말씀 때문입니다. 말리지 말라는 말은 말려 달라는 뜻이듯, 이는 기도로의 초청이자 결정에 숨은 작은 틈이었습니다.
둘째·셋째 근거: 하나님의 영광과 약속 (12-13절)
둘째 근거는 하나님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에 대한 열심입니다. 모세는 처음에 백성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기도했겠지만, 기도가 깊어지자 이집트 사람들이 하나님을 어떻게 볼지를 염려하며 하나님의 영광에 사로잡혔습니다. 출애굽도 바벨론에서의 귀환도 하나님의 이름 때문이었다고 에스겔 20장 9절은 말합니다. 셋째 근거는 약속입니다. 모세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에게 맹세하신 자손과 땅의 약속을 하나님께 다시 아뢰었습니다. 하나님이 잊으셨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친히 하신 약속을 붙잡았기 때문입니다.
기도가 역사를 바꿉니다 (14절)
그러자 여호와께서 뜻을 돌이키셨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잘못을 인정하신 것이 아닙니다. 진멸하셨어도 하나님은 의로우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택하신 자, 곧 자신과 관계 맺은 자의 기도를 소중히 여기시고, 긍휼과 영광과 약속을 붙잡는 기도에 설득되어 주십니다. 전지전능하고 온전히 의로운 분이 한 사람의 기도를 들어 움직이시니 놀랍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의로움을 손상시키지 않고 미리 내린 결정을 돌이키실 수 있는 분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희망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진노를 거두게 하는 기도를 찾고 계십니다.
삶에 적용하기
- 말씀을 읽을 때 기도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고, 기도할 때 말씀이 알려 주는 하나님께 근거합시다.
- 참되신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을 때 내 삶에서 무엇을 경배하고 있는지 돌아봅시다.
- 내가 오늘 살아 있는 것이 하나님의 긍휼 덕분임을 깨닫고 고백합시다.
- 하나님의 긍휼과 영광과 약속을 붙잡고 이 나라 민족과 다음 세대와 열방을 위해 기도합시다.
- 하나님이 기도를 소중히 여기시고 기도가 역사를 바꿀 수 있음을 믿고 매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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