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말씀
다시 기대할 수 있을까? (눅 24:13~35)
체념으로 "이젠 끝"이라 결론 내린 자리에도 예수님은 먼저 찾아오셔서 말씀으로 시선을 바꾸시고 "아직"이라 말씀하십니다. 그분과 함께 믿음의 걸음을 내디딜 때 다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카라바조의 두 엠마오 그림
카라바조는 서른 살 무렵 누가복음 24장의 엠마오 식탁 장면을 역동적으로 그렸습니다. 한 제자는 놀라 두 팔을 펼치고, 다른 제자는 일어날 듯 몸을 기울이며, 과일 바구니도 식탁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습니다. 약 5년 뒤 그는 토마소니와 다투다 결투 끝에 그를 죽게 했고, 로마에서 쫓겨나 방랑 생활을 합니다. 그 뒤에 그린 같은 장면은 더 어둡고 차분하며 식탁도 소박합니다. 우리 인생에도 더는 안 될 것 같아 모든 것을 체념하는 두 번째 그림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체념은 '바라고 있었다'는 과거형입니다 (19-24절)
부활하신 예수님이 곁에서 걸으시는데도 두 제자는 알아보지 못하고,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소문을 예수님께 설명합니다. 마음에 이미 결론이 가득 차 다른 말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글로바의 "바라고 있었다"는 기대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기대가 과거형으로 머문 상태를 보여 줍니다. 체념에는 기대했기에 실망하고, 믿었기에 아프고, 기다렸기에 지친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심리학의 '학습된 무기력'처럼 반복된 좌절은 아무 시도도 못 하게 만들고, 제자들은 부활 소식을 듣고도 엠마오로 향했습니다.
포기한 우리를 먼저 찾아오시는 예수님
체념하고 떠나는 제자들을 예수님은 포기하지 않고 찾아오셔서 함께 길을 걸으십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복음은 "힘을 내라"고 하지 않고, 주저앉아 돌아갈 힘조차 없는 순간에 먼저 다가오시는 분이 계신다고 말합니다. 어떤 삶의 자리에 있든 예수님은 찾아오시고 함께하시며 우리 걸음에 발걸음을 맞추십니다. 그래서 체념의 자리에서도 희망이 있습니다.
기적이 아니라 말씀으로 시선을 고치십니다 (25-27절)
예수님은 영광스러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성경 전체에서 자신에 관한 것을 차근차근 풀어 주셨습니다. 기적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많은 기적을 본 사람 중 일부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습니다. 삶은 시선이 바뀌고 의미가 바뀌고 선택이 바뀔 때 변합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아내를 잃고 2년째 슬퍼하던 노신사는, 먼저 떠났다면 아내가 겪었을 고통을 지금 대신 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밝은 얼굴로 돌아갑니다. 상황은 그대로였지만 고통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입니다. 예수님도 말씀과 약속으로 십자가를 다시 보게 하셨습니다.
결론 뒤에 '아직'을 붙이십시오
체념의 자리에서 우리는 관계도 끝이고 사람은 변하지 않으며 내 인생은 달라질 것이 없다고 결론짓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그 결론 앞에 '아직'이라는 말을 붙이게 하십니다. 아직 응답되지 않았을 뿐이고, 아직 회복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바라는 대로 다 이루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변함없고, 좋으신 하나님은 우리가 실망에 주저앉은 순간에도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내가 마침표로 여기는 순간이 하나님의 쉼표일 수 있다는 신뢰에서 다시 기대가 시작됩니다.
어두운 밤에도 걸음을 내딛는 믿음 (28-33절)
예수님이 식탁에서 빵을 들어 감사기도를 드리고 나눠 주시자, 주인의 자리에 앉으신 그분을 제자들이 알아봅니다. 그들은 곧바로 일어나 어두운 밤에 예루살렘으로 돌아갑니다. 로마의 지배와 위협은 그대로여서 현실은 여전히 캄캄했습니다. 믿음은 상황을 보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상황보다 크신 분을 바라보고 오늘 내딛을 수 있는 한 걸음을 걷는 것입니다. 유진 피터슨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같은 방향으로의 오랜 순종이라고 했습니다. 카라바조의 두 번째 그림에서도 예수님은 여전히 식탁 한가운데 앉아 계시고, 그분이 계시기에 우리는 다시 일어나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삶에 적용하기
- 이젠 끝이라는 결론 앞에 '아직'이라는 말을 붙이고, 하나님의 일하심이 끝나지 않았음을 기억합시다.
- 체념의 자리에서도 먼저 찾아오시는 예수님이 내 삶 한가운데 함께 계심을 마음에 새깁시다.
- 성경 말씀과 하나님의 약속으로 내 삶과 고난을 다시 바라봅시다.
- 상황이 달라지지 않아도 상황보다 크신 하나님을 믿고, 오늘 내딛을 수 있는 한 걸음을 순종으로 걸어갑시다.
- 기대가 무너져 포기했던 마음을 주님께 내려놓고, 변함없이 신실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다시 기대합시다.
요약은 설교 자막을 바탕으로 자동으로 만든 것이라 실제 설교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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