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를까? (창 16:1~13)

2026.09.20박성은창세기 16:1~13

외로움은 혼자 있어서가 아니라 가면 속에 숨어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없을 때 깊어집니다. 하나님은 하갈의 이름을 부르고 마음을 들으셨듯, 우리를 다 아시고도 찾아오십니다.

사람들 곁에서도 느끼는 외로움

2023년 세계보건기구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매우 중요한 보건 문제로 다루기 시작했고, 외로움 유행병이라는 말까지 만들었습니다. 외로움은 몸과 마음,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에드워드 허퍼의 그림 「나이트호크스」에는 늦은 밤 환하게 불 켜진 식당에 네 사람이 있습니다. 한 공간에 있지만 누구도 함께하는 것 같지 않아,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는 듯한 외로움이 느껴집니다. 곁에 사람이 있어도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르는 것 같은 순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지나갈지 창세기 16장으로 나눕니다.

이름도 마음도 묻지 않은 여종 하갈 (1-6절)

아브라함과 사래는 오래도록 자녀가 없었고, 사래는 그 지역의 관습을 따라 여종 하갈을 통해 후사를 얻자고 제안합니다. 하갈이 임신하자 여주인을 업신여기고, 사래는 하갈을 학대하여 하갈은 집을 뛰쳐나갑니다. 하갈은 이집트 출신의 이방인 여종으로,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1~6절에는 하갈의 말도, 그 마음을 묻는 말도 한마디 없습니다. 아브라함과 사래의 대화에서도 이름 대신 '당신의 종', '여종'으로만 불립니다. 사람들 속에 있지만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고 역할로만 기억되는 하갈의 모습이 곧 외로움의 장면입니다.

외로움과 혼자 있음은 다릅니다

산소통 없이 히말라야를 오른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는 고독에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산 정상에서 느낀 '흰 고독'은 혼자였지만 자유와 충만함을 주었습니다. 눈보라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였던 '검은 고독'은 사람을 무너뜨렸습니다. 두 순간 모두 혼자였지만 전혀 다른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외로우면 사람부터 찾지만 사람과 함께 있다고 외로움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림 속 식당에 한 사람이 더 앉아 다섯 사람이 된다고 해서 외로움이 풀리지는 않습니다.

죄가 들어온 뒤 우리는 가면을 씁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기 좋았다고 하셨지만, 2장 18절에서는 처음으로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십니다. 타락 이전의 말씀이므로 우리는 처음부터 함께 살도록 창조된 존재입니다. 그런데 창세기 3장에서 죄가 들어오자 아담과 하와는 무화과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고 하나님을 피해 숨었고, 이것이 외로움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스위스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폴 투르니에는 사람에게 실제 자기와 남에게 보이는 가면 쓴 자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직장에서는 유능한 척, 가족 앞에서는 괜찮은 척 가면을 쓰면 관계는 겉돌고,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도 마음은 쓸쓸해집니다.

하갈의 이름을 부르신 하나님 (7-13절)

집을 나온 하갈은 이집트로 내려가는 술길의 샘에 이르렀고, 그곳에서 여호와의 천사가 '사래의 종 하갈아' 하고 이름을 불러 주십니다. 하나님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셨는데, 몰라서가 아니라 하갈의 마음을 들으려 하신 것입니다. 하갈이 '주인 사래를 피해 도망치는 중입니다'라고 답한 것은 창세기 16장에서 그녀가 처음 한 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태어날 아이에게 '하나님이 들으셨다'는 뜻의 이스마엘이라는 이름을 주셨고, 하갈은 '나를 보시는 하나님'이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하갈의 잘못과 고통을 다 아시고도 찾아오셨습니다. 이 사랑을 누릴 때 우리도 가면을 벗고 진짜 모습으로 하나님을 마주하며 외로움을 이길 힘을 얻습니다.

돌아가라는 말씀은 곧 살아라는 말씀 (9절)

하나님은 하갈에게 여주인에게 돌아가라고 하십니다. 이것은 학대를 참고 견디라는 뜻이 아닙니다. 학대나 폭력의 자리에 있다면 반드시 도움을 청하고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합니다. 임신한 몸으로 광야길을 가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길이었기에, 그곳이 하갈에게 가장 안전한 자리였고 '돌아가라'는 '살아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하갈은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보시고 마음을 들으신다는 확신을 안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외로움을 이기는 데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는 않고, 마음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이 있으면 힘이 되며, 그런 사람이 없어 보여도 하나님은 결코 떠나지 않으십니다. 하갈이 하나님을 만난 곳은 '나를 살피시는 살아 계신 분의 우물'이라는 뜻의 브엘라해로이라 불렸고, 훗날 이삭이 그곳에 머뭅니다.

삶에 적용하기

  • 외로움이 엄습하는 순간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나를 돌보십니다'라는 한 문장을 마음으로 천천히 고백합시다.
  •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한 사람에게 연락해 조심스럽게 마음을 열어 봅시다.
  • 그런 사람이 떠오르지 않으면 스태프나 목회자를 찾아가 마음을 나누고 함께 기도합시다.
  • 사람과 함께 있기만 하면 외로움이 사라진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면 뒤에 숨기보다 나를 다 아시는 하나님 앞에 진짜 모습으로 나아갑시다.
  • 학대나 폭력의 자리에 있다면 참고 견디려 하지 말고 도움을 청하고 안전한 곳을 찾읍시다.

요약은 설교 자막을 바탕으로 자동으로 만든 것이라 실제 설교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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